2004/10/18 22:19

'죽음'은.....




최대한 짧고, 간결하게. 민폐끼치지 않을 정도로 깔끔히.


 재수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이게 내 신념이다. 방금 그렇게 생각했다. 5년전에 치매에 걸리신 외할아버지께서 아무 변화 없이 기억만 못했기 때문이다.

 그런 할아버지께서 7~8년전쯤 나에게,



 지금은 그나마 정신만 이상하셨던 할아버지께서 그것마저 혼미해지셔서, 먹었던 것들을 모두 토해버리시고, 게다가 그걸 또 치우신다고 이불등을 덮어버리시는 게 어언 한달 보름이 되었다.



 내가 아플 때 할아버지도 아프셨다. 공교롭게도.



 항상 그 분은 흥청망청 사셨다. 생애 나쁘게 한 것을 벌이라도 받는 듯 집안에서 콱 쳐박혀 계시다가 이번에 기어코 일이 터졌다. 어제는 망령이 났는 듯 집안에서 문 콱 닫고 방에 계시던 분이 무언가를 찾으러 앞동네까지 가셔서 땅을 파헤치고 다니시다 쓰러지셨다고 한다.

 할아버지가 정신이 가시기 전에 나에게 더 모질고 악독하게 굴어서인지 고소하면서도 안되셨다. 마구 슬퍼서 2교시 내내 운 적이 있다. 언젠가 몇 년 전에, 이모가

 "아버지 옆에서 누군가 말동무라도 있었다면 지금쯤 멀쩡히 사셨을텐데……."

 라고 하셨던 말씀이 생각난다.




 난 그동안 뭘 했던 걸까.
 사람의 죽음은 도대체 무엇일까?
 편하게 죽을 수는 없는걸까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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